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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중구 따또같이 하우스 : 세 명의 창작자가 따로, 또 같이 작업하는 예술가의 집
따또같이 하우스는 자연스럽게 창작이 일어나는 공간을 만들어가는 작가의 집입니다.
방이 다섯 개인 아파트를 처음 봤을 때 우리는 꿈을 이룬 줄 알았습니다. 작가 부부가 각자 작업실을 가질 수 있다는 건 오래도록 바란 풍경이었습니다.
살아보니 가장 오래 머문 곳은 작업실이 아니었습니다. 아이의 주공간인 거실 소음은 모든 방에 고스란히 들렸고 진짜 독립적인 공간은 뜻밖에도 베란다였습니다.
방보다 조용했고,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으며, 창작과 가장 가까운 공간이었습니다.
눈여겨보지 않은 베란다를 살짝 바꾸니 활기가 넘쳤고, 섬처럼 따로 떨어진 낭만적인 공간이 되었습니다. 차를 마시고, 일기를 쓰며, 책을 읽고 원고를 쓰며 깊게 몰입했습니다.
그 작은 베란다는 우리에게 하나의 질문을 남겼습니다.
좋은 집은 넓은 집이 아니라, 몰입이 깊어지는 집이 아닐까.
세 명의 창작자가 각자 오롯이 집중하면서, 서로의 영감을 나눌 수 있는 집짓기의 출발점이었습니다.
by 하우스테이너 베란다 서사
하우스테이너 따또같이 입니다. 드라마와 영화, 소설을 쓰는 부부 작가입니다. 저는 영화연출, 남편은 애니메이션을 전공했습니다.
학창 시절 우연히 만든 한 편의 영화는 삶의 방향을 완전히 바꾸었습니다. 이야기와 배우, 공간과 빛, 음악과 사운드가 조화하며 작품을 완성하는 과정은 커다란 매력이었습니다.
우리는 드라마와 영화, 소설을 쓰며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었고, 최근에는 문화예술 기획과 강연으로 창작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새로운 장르와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는데 늘 같은 질문을 품고 있기 때문입니다.
‘조금 더 재미있는 것은 없을까’, ‘조금 더 의미 있는 연결은 없을까’.
음악에 깊이 빠져 걱정을 잊는 모습처럼, 책을 탐독하며 내밀한 나만의 세계에 있는 것처럼, 우리 작품도 누군가의 오늘을 조금 더 좋도록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창작은 결국 사람과 사람의 마음을 연결하는 일이라고 믿습니다. 시나리오를 쓰는 일은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직업입니다.
새로운 인물을 만나고, 새로운 세계를 만들며, 함께 모험하며 희로애락을 경험합니다.
매 작품이 낯설고 어렵지만, 모두가 만족할 답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늘 즐겁습니다.
무엇보다 창작을 통해 얻은 가장 큰 유산은 '창의성'입니다. 그 덕분에 삶도 늘 새로운 가능성을 상상하게 됩니다.
우리의 창작은 집에서도 이어집니다. 3년 동안 집을 공부하며 지은 지금의 집은 처음부터 ‘세 명의 창작자를 위한 집’으로 설계했습니다.
건축가와 첫 미팅에서 남긴 글이 있습니다.
‘기능적으로 우수한 설계기반에 소탈하지만 독특한 아름다움을 더하고 싶고, 소탈하지만 다정한 존재감이 드러나는, 그리고 안정감을 주지만 뭔가 비어있는, 미완의 느낌.’
외장재로 골강판과 나무를 적절하게 믹스하길 원했는데 건축가가 막연한 상상을 멋지게 구현해주셨습니다.
우리 집에는 작업공간은 일곱, 책상은 아홉 개가 있습니다. 덕분에 매일 어디서 작업을 할까 행복한 고민에 빠집니다. 쾌청한 날에는 정원에서 글을 쓰고, 생각을 정리할 때는 다락에서, 아이를 재울 때는 아이 옆방에서 작업하기도 합니다.
그날 기분과 작업에 따라 공간을 옮겨 다니는 것이 우리의 일상입니다.
초등학생 딸은 하루에도 몇 시간씩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 가장 열정적인 창작자입니다. 시키지 않아도 하루에 몇 시간씩 새끼손가락이 새까매지는 것도 모자라 손가락이 아플 때까지 무언가를 그리고 씁니다.
우리는 이 집을 '따로 또 같이 작업실'이라고 부릅니다. 각자 작업에 깊이 몰두하는 공간이 있으면서도, 언제든 더불어 모여 서로의 생각을 나눕니다.
혼자 집중하면서도, 연결하는 흐름이 공존하도록 설계했습니다. 창밖으로 계절이 스며들고, 천장은 높게 열어 사유의 크기도 함께 자라기를 바랍니다.
아이에게 남들과 다른 인생을 살아도 괜찮다는 상상력을 선물하고 싶었습니다.
저는 식물을 돌보며 자연이 묵묵히 내어주는 힘을 배웁니다. 어느 날 피어난 아이리스와 수국, 호스타와 라일락은 언제나 우리를 환대해주는 존재입니다.
모든 꽃은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아름답고, 그 모습을 바라볼 때마다 존재 자체의 고마움을 배웁니다.
취미인 러닝 역시 기록보다 자연에 빠지는 시간입니다. 벚꽃이 미친 듯 흩날리고, 비에 떨어진 벚꽃이 레드카펫으로 변하며, 거센 비바람에 호수가 파도처럼 치는 나날을 만났습니다.
나란 존재도 자연의 일부임을 온몸으로 느끼며, 수많은 이야기의 영감과 위로를 받았습니다. 이제는 바다를 닮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남편은 좋은 음악을 들으며 공간 정돈을 좋아합니다. 좋은 오디오에서 흐르는 음악과 말끔하게 정리한 집은 사념을 비우고 다시 채우는 건강한 루틴입니다.
최근 AI 기술 발전으로 사진과 영상 작업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한동안 마음속에 간직한 창작 방식들이 새로운 시대를 만나 다시 살아나고 있습니다.
앞으로 소설과 에세이, 사진과 독립영화처럼 소소하지만 오래 남는 창작을 꾸준히 하고 싶습니다.
언젠가 우리 가족만의 작업실이 더 많은 창작자들의 작업실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우리 집에 따로, 또 같이 창작하려는 하우스테이너를 초대합니다:)
Photo @최파카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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