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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 썬노리(Sun_Nori) 하우스 : 빛으로 하루의 온도를 만드는 예술가의 집
썬노리(Sun_Nori) 하우스는 빛이 공간보다 사람의 감정을 먼저 비춘다는 철학을 손끝으로 담아내는 조명 작가의 집입니다.
조명을 만들기 시작했을 무렵, 어떤 형태를 만들어야 할지 몰랐습니다.
천을 자르고 붙이며 여러 번 시도했지만 마음에 드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실수로 망쳐버린 천 조각 하나를 버리기 전에 우연히 빛에 비춰보았습니다.
버려야 한다고 생각한 천에 투과한 빛은 예상과 달리 놀랄 만큼 아름다운 빛을 품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 깨달았습니다. 좋은 작업은 계획대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계속 손을 움직이는 사람에게 우연처럼 찾아온다는 것을.
조명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막연한 마음이 달라졌고, 완벽한 결과보다 손으로 만드는 시간을 더 믿는 계기였습니다.
by 하우스테이너 빛의 발견
하우스테이너 썬노리(Sun_Nori) 입니다. 동양화를 전공하고 그림을 그리는 능력을 살려 캐릭터 상품 디자이너로 활동했습니다.
지금은 프리랜서로 지내며 핸드메이드 조명을 만들고 있습니다. 요리도 하고 재봉틀도 돌리며 조명도 만드는, 뭔가를 만드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좋습니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일은 복잡한 생각 없이 현재 순간에 온전히 몰입하며 눈앞의 감각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캐릭터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누워서 과자를 먹고 있는 강아지 피규어가 달린 주차번호판을 만든 적이 있습니다.
지인들은 캐릭터가 저와 닮았다고 했는데 그 제품은 단시간에 인기를 끌었습니다. 가장 솔직하고 개인적인 모습을 담았을 때 오히려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저는 나무 사이로 비치는 햇빛이나 창문으로 스미는 노을에 끌립니다. 아름답다고 느끼는 순간에는 언제나 따뜻한 색의 빛이 있었습니다.
집을 가꾸면서 조명이 공간 분위기와 안정감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몸으로 체험했고, 자연스럽게 조명을 만드는 일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추구하는 빛은 나무 그늘 아래에 있을 때, 강가에 비친 빛을 보았을 때처럼 자연에서 느끼는 빛의 아름다움입니다. 자연스러우면서도 노스탤지어를 자극하는 따뜻한 빛.
빛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보여준 경험이 있습니다. 2023년 옵신페스티벌에서 태국 감독 아핏차퐁 위라세타쿤의 『열병의 방』 공연을 보았습니다.
발밑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운 공간에서 빛과 안개만으로 연출하는 공연이었는데, 마치 꿈속에 걸어 들어간 듯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빛은 쓰는 방법에 따라 환상적인 기분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실감했고, 그 강렬함이 제 작업에도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개인 작업을 하다 보면 모든 걸 혼자 하는 사실에 힘에 부치기도 합니다. 하지만 재료를 이리저리 만지며 완성하는 과정에 만족감이 커서 다시 작업하는 용기를 얻습니다.
스스로 내 작업에 기뻐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귀한 일인지 알기에, 지금의 시간을 소중히 하며 다양한 작업물을 만들어내려고 합니다.
판매용 작은 조명뿐 아니라 큰 규모 조명 작업에도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유행에 따라 쉽게 소비하고 버리는 상품보다는 오래 남을 수 있는 물건과 철학을 추구합니다.
조명이나 파우치처럼 직접 쓸 수 있는 실용적인 물건을 함께 손으로 만들어보는 모임도 구상 중입니다.
내가 쓰는 물건을 직접 만드는 것은 색다른 기쁨과 충만감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집에 손으로 만드는 즐거움에 공감하는 하우스테이너를 초대합니다:)
Photo @Seyi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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