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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두들 하우스 : 시간의 감각을 켜켜이 누빈 컬렉터의 집

서울 서초구 두들 하우스 : 시간의 감각을 켜켜이 누빈 컬렉터의 집

두들 하우스는 감각이 논리보다 먼저 움직이는 공간 디자이너의 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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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에서 돌아온 어느 날, 짐 사이에 넣어둔 작은 프린트 하나를 꺼냈습니다.

리버풀의 테이트 리버풀에서 만난 펠릭스 곤잘레스 토레스의 프린트입니다. 영원한 사랑을 상징하는 이 작품은 침실에 있고 컬렉팅을 시작한 작품이라 지금도 각별합니다.

처음으로 “이건 꼭 내 곁에 있어야 한다”는 확신한 순간의 기억이 그 종이 한 장에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어디에 둘지 한참 고민하다 침실 한쪽에 걸어뒀고 집 풍경이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작품 하나가 공간의 공기를 바꾸고, 그 공기가 다시 하루의 감각을 바꾼다는 걸 처음 알았습니다.

그 이후로 저는 기억과 감정이 깃든 것을 하나씩 모으고 있습니다.

by 하우스테이너 기억 수집

하우스테이너 두들 입니다. 런던에서 13년을 살며 첼시 아트앤디자인 컬리지에서 스페이셜 아트, AA스쿨에서 건축을 공부했습니다.

스페이셜 아트로 공간에 눈을 떴고 AA스쿨에서 건축이라는 언어를 만났습니다. 실무를 쌓아가며 퇴근 후에도 갤러리와 마켓, 지인 집을 끊임없이 드나들었습니다.

몸으로 경험한 것이 어느 순간 취향이 되고, 공간을 만들 때 자연스럽게 스며들었습니다. 귀국 후 7년간 하이엔드 주거 인테리어를 이끌어오며 규모보다 깊이에 집중했습니다.

소수의 프로젝트를 클라이언트와 긴 호흡으로 진행하면서 좋은 공간은 디자이너 취향이 아니라 그 안에 사는 사람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온전히 담긴 곳이라 믿습니다.

클라이언트가 "이 집에 들어오는 순간 숨이 좀 쉬어진다"고 했을 때, 공간이 타인의 삶 속에 살아있다고 느끼는 그 순간이 이 일을 계속하게 만드는 이유입니다.

다양한 프로젝트를 경험하면서 가구와 오브제 디자인까지 영역을 넓히려 싶었고, 올해 새로운 브랜드로 독립하려고 준비 중입니다.

우리 집은 단순한 생활 공간이 아닌 포트폴리오이자 실험실이기도 합니다. 가구 하나, 빛이 드는 각도 하나도 그냥 놓이는 법이 없습니다. 모든 선택은 공간에 어떤 감각이 자아낼지 고민하는 과정입니다.

아트 컬렉팅도 그 연장선에 있고 “이건 우리 집 어딘가에 있어야 한다”는 공감이 생기고, 기억과 서사로 이어지는 작품을 선택합니다.

집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반기는 곽철안 작가 벽걸이 조각은 남편이 작가와 함께 작업한 인연으로 시작했습니다.

전현선 작가 대형 회화는 파리 갤러리에서 구매해 배로 들여왔습니다. 이후 작가님이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후보에 올랐고 컬렉터로서 묘한 뿌듯함을 가졌습니다.

Mr Doodle 작업은 디지털 시대 아트의 흐름을 붙잡고 싶은 마음에서 선택했습니다. 런던의 흐린 하늘과 리치몬드 파크의 공기를 떠올리게 하는 채지민 작가 작품은 한 시절의 감각을 고스란히 간직한 장면입니다.

작품은 소유하는 대상이 아니라 시간을 다시 꺼내보는 방식에 가깝고, 그래서 집에는 여러 시절이 겹진 레이어가 있습니다.

일상 또한 그 위에 자연스럽게 얹힙니다. 아이가 그림을 그리고 책을 읽고, 반려묘가 집 안을 오가며, 손님이 오는 날 꽃을 꽂고 테이블을 준비하는 소소한 나날이 하나의 장면이 됩니다.

현재 사무실은 낙산성곽의 2층짜리 적산가옥입니다. 어머니가 처음 미싱 일을 시작한 동네이자 시아버님 목공방이 1층에 자리한 곳입니다.

켜켜이 쌓인 시간의 결이 담긴 공간에서 과거의 고미술적 미감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싶습니다.

소리와 공간의 조화를 경험하는 워크숍과 깊이 있는 대화가 머무는 자리를 통해, 지향하는 삶의 태도와 미학을 밀도 있게 선보일 계획입니다.

우리 집에 시간과 기억의 결을 사랑하는 하우스테이너를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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