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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일산 정일가(精日家) : 하루를 정성껏 쌓아가는 루티너의 집
정일가(精日家)는 정성껏(精) 하루(日)를 보내며 삶을 가꾸는 빈티지 컬렉터의 집입니다.
찻잔 하나를 고를 때도 오래된 것을 집어 듭니다. 반짝이는 새것보다 누군가의 시간을 지나온 잔에 가슴이 설렙니다.
컵보드 안 찻잔은 행남자기부터 스포드까지, 국적도 가격대도 제각각인 빈티지 잔으로 곱게 나이든 할머니, 할아버지 같습니다.
몇십 년 전, 누군가의 일상을 기쁘게 한 잔이 돌고 돌아 다시 내 식탁에 놓이는 순간에는 왠지 마음이 따뜻합니다.
오래된 것이 품위 있고 반복하는 하루가 소홀하지 않도록, 오늘도 그 잔으로 커피를 내려 마십니다.
by 하우스테이너 찻잔 온기
하우스테이너 정일가(精日家) 입니다. 집 인테리어 트렌드가 올 화이트에서 대리석, 쇠테리어로 넘어가는 동안 우리 부부는 다른 방향을 선택했습니다.
우리에게 집은 밖에서 소모한 에너지를 회복하고, 하루를 다시 채워 넣는 장소를 의미했습니다.
집에서 에너지를 많이 얻는 성향이라 집은 따뜻하고 편안한 공간이어야 했기에 차가운 소재를 덜어내고 온기가 전해지는 나무를 중심으로 꾸몄습니다.
루틴한 삶을 좋아합니다. 하루 세 끼를 꼬박 지어 먹고, 휴일에도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 아침을 짓고 커피를 내립니다. 연휴 전날도 늦게 잠들지 않으며, 매일 해야 하는 가사를 미루지 않습니다.
소소한 일을 지키는 루틴이 무미건조할 수 있지만, 사실은 단 하루도 소홀히 하지 않고 충실히 보내고 싶습니다.
이 삶의 방식에 확신을 준 계기는 무라카미 하루키 에세이와 다큐멘터리입니다.
작가는 자유분방하고 정형화되지 않은 라이프스타일이라고 연상했는데, 다작을 이어가면서도 매일 철저한 루틴을 지키고 자기 돌봄에 철두철미한 하루키에 커다란 자극을 얻었습니다.
일산에 살기 전 유흥가 오피스텔에 잠시 살았습니다. 편의점과 프랜차이즈 카페가 집 근처에 잘 갖춰져 있어 살기 좋겠다 싶었는데 실제로는 정반대였습니다.
차량 위주 도로 환경에 걷는 일이 너무 불편했고, 신선 식재료를 살 곳이 드물어 식습관이 외식과 배달 위주로 변해서 건강도 나빠졌습니다.
일산으로 이사 오고 나서 달라졌습니다. 주요 인프라와 상권이 산책로로 이어져 있고, 계획도시답게 보행 위주로 설계해서 자연스럽게 걷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퇴근 후 저녁을 먹고 짧게라도 산책을 다녀오고, 주말에는 나들이 삼아 두어 이곳저곳을 들릅니다. 걷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몸이 바뀌고, 생각이 깊어지며, 삶을 대하는 태도까지 변했습다.
길에서 마주치는 다양한 삶의 장면, 계절의 변화, 그 모든 것이 하루를 더 소중하게 만들어줍니다.
우리 집도 특별한 하루를 만들기보다 평범한 하루를 놓치지 않기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내는 일산이 고향이고 저는 결혼하며 처음 이 도시와 만났습니다. 우리 두 사람의 일산 정착기를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시각과 경험을 기록한 에세이로 연재해보고 싶습니다.
지역 기반 커뮤니티에 참여하고 주도하는 꿈도 있습니다. 걷는 것을 좋아하니 마실 삼아 플로깅 활동으로 마을 사람 모두 즐겁게 이용하는 산책길을 함께 가꾸어가려고 합니다.
정일가에서 하루를 정성껏 쌓아가는 삶에 공감하는 하우스테이너를 초대합니다:)
Photo @윤도(Youndo)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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