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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부르고뉴 메종 앙시엔느 : 소도시의 감성과 낭만을 사랑하는 컬렉터의 집
메종 앙시엔느(Maison Ancienne)는 고가구, 미술품, 조명 같은 고물을 수집하고 옛것의 자취를 사랑하는 집입니다.
제가 사는 샤홀레 브리오네(charolais brionnais)는 옛날부터 소고기로 유명한 지역입니다. 현대 이전까지 소고기는 큰 부를 상징했기에 이 지역에는 부유함을 간직한 오래된 건축물이 많습니다. 우리 집은 1800년대에 지었고 이 지역의 오래된 풍족함을 느낄 수 있는 농가입니다. 두툼하고 잘 공정이 된 대들보와 돌을 깎아 만든 문틀이 있는 농가임에도 고급스러운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우리 집은 살아가는 사람과 시대에 맞춰 개조와 증축을 해왔습니다. 전 주인 할머니네는 3대에 걸쳐 이 집에 사셨습니다. 처음 이 집에 할머니네가 들어왔을 때는 전기도 수도도 없었습니다. 난로는 기름 난로로 대체했고 우물가에 수도관을 설치하며 옆 창고도 키우는 동물이 늘어나면서 증축했습니다.
우리도 현대의 삶에 따라, 친환경 에너지에 맞게 바꾸어 가려고 합니다. 기름 난방을 친환경 소재 난방으로, 곡식 저장고였던 위층 공간을 사람이 사는 방으로 만들려고 합니다. 예상하는 공사 기간은 오 년입니다. 시간을 들여 천천히 진행하면서 이 집에서 또 한 세대를 이어가려는 마음입니다.
좋은 소식이 있습니다. 제가 사는 샤홀레 브리오네 지역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한다고 합니다. 수백년 동안 소를 키워온 샤홀레 브리오네는 독특한 초원 환경과 고건축물을 잘 보존해서 매우 아름다운 풍경을 갖고 있습니다. 느긋하고 평화로운 샤홀레 브리오네의 일상을 함께 하는 시간이 오기를 바랍니다.
by 하우스테이너 샤홀레 브리오네 예찬(禮讚)
하우스테이너 메종 앙시엔느(Maison Ancienne) 입니다. 부산에서 태어났고 친가와 외가는 모두 부산에서 조금 떨어진 시골에 있습니다. 어릴 때 할머니 집에 갈 때마다 시골에 큰 매력을 느꼈습니다. 시골이 좋다고 할 때마다 “거기 살아보지 않아서 그렇다”, “살아보면 아파트가 제일 편하다”, “낭만이 밥 먹여주냐” 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시골은 현실감 없는 낭만쟁이들이 꿈꾸는 곳이라는 생각했습니다. 그때 뼛속부터 시골 사람인 남편을 만났고 남편이 보여주는 세상은 너무나 색달랐습니다. 시골도 사람이 살아가는 삶의 터전이라 낭만으로만 채워있지는 않지만, 도시가 갖지 못한 많은 것들을 누릴 수 있습니다.
여태까지 낭만이란 이름으로 보려고 하지 않은 것들이 실제로 제 삶에 있으며 소중한 가치를 발견하고 있습니다. 맑은 공기, 고요함, 자연과 공생입니다. 아이가 이런 환경을 보면서 자라는 것을 볼 때 행복합니다.
시골에 살게 된 계기는 남편이 결혼 전에 잠시 일을 도와달라는 부탁으로 프랑스에 오면서 시작했습니다, 얼떨결에 남편과 일을 하게 되었고 더 얼떨결에 프랑스 시골로 이사 와서 더더욱 얼떨결에 오래된 집 공사를 하며 지금껏 살고 있습니다.
특별한 이유라고 할 수 없지만 이런 삶을 선택함에 영향을 준 책들이 있습니다. 어렸을 때 소설 읽기를 즐겼으며 자연스럽게 작가를 꿈꿨습니다. 그러나 아주 어린 나이였음에도 제게 이야기를 창조하는 능력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소설을 쓰려면 새로운 캐릭터를 상상해서 써야 하는데 도무지 아이디어와 상상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그때 희망을 준 작품이 아치볼드 크로인 ‘성채’, 하퍼 리 ‘앵무새 죽이기’ 입니다. 성채는 의사로 살아온 크로인이 경험을 토대로, 앵무새 죽이기는 보수적인 미국 남부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하퍼 리가 그려낸 자신의 이야기로 공통점은 아마추어 작가의 자전적 소설입니다.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능력은 부족해도 많은 것을 보고 많은 사람을 만나다 보면 풀어낼 만한 자전적 이야기가 생길 거라고 믿습니다. 이 믿음이 시골에서 낯선 삶을 선택한 이유입니다.
우리 가족은 시간이 흘러도 가치 있는 것들을 전문으로 다루는 앤틱 창고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시아버지가 같은 일을 하셨고 남편은 시아버지 일을 도우며 배워 가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저도 남편을 도와가며 업력이 오년 정도 됐지만 딜러보다는 시골 주부에 더 가깝습니다:)
고가구와 미술품을 다루는 앤틱 일과 함께 일반적인 고물상 일도 합니다. 사람들이 쓰던 물건 중 가치가 있는 것을 수집하며, 재활용의 가치가 있는 것을 추려내는 게 고물상의 일입니다. 주석, 철, 구리로 된 물건들은 공장에 판매하고 오래된 자동차나 자전거, 전자제품, 수동 카메라, 요리 도구도 모읍니다.
그중에서도 고가구를 전문으로 합니다. 1980년대 이전까지 사람들은 가구를 평생을 쓸 생각을 하고 구입했습니다. 원목 가구들은 관리를 잘하면 깨끗한 상태와 질을 그대로 유지합니다. 시간이 흘러도 가치를 보존한 가구들은 아름답게 다가옵니다. 예전만큼 가구장인의 숫자가 많지 않고 그 시대의 원목 가구를 재현하기 어려워서 고가구를 찾는 수요는 꾸준합니다.
임신하고 입덧으로 힘든 시기를 보낼 때 에피소드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지긋지긋한 입덧이 사그라들며 입맛이 돌아와서 남편과 데이트를 하는 설레는 토요일이었습니다. 그날 리옹에서 경매가 있어서 남편은 거기에 들르고 싶어했고 저도 함께 갔습니다.
평범한 작은 경매여서 1920년대 유행한 작은 부두아 인형을 사서 돌아가려고 했습니다. 마지막에 초상화 두 개가 나왔는데 아무도 사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남편이 손을 들어 초상화를 구입했고 근처 카페에서 쉬고 있는데, 입덧 고생한 부인을 데리고 휴일에 간 곳이 경매장이어서 울적한 심정이었습니다.
남편은 계속 초상화만 쳐다봤습니다. 남편을 붙잡고 섭섭하다고 했을 때 남편 눈이 동그래지며 소리쳤습니다.
“이거 봐! 여기 레빙 서명이 있어.”
순간 저도 서명을 쳐다봤는데 프랑스 리옹 출신의 19세기 화가 테오도르 레빙(theodore levigne 1848~1912) 작품이었습니다. 구글 위키피디아를 검색하니 이름있는 화가로 귀한 작품을 얻었다는 즐거운 상상으로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초상화는 인물 호감도가 그림의 가치를 결정한다고 합니다. 레빙 초상화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그린 그림으로 할아버지는 잘생겼는데 할머니가 심술 맞게 생겼습니다. 작가 명성에 비해서 큰 가치가 있는 작품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귀한 작품을 얻었다는 유쾌한 기분으로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이 작품은 북프랑스에서 리옹에 여행 온 프랑스 부부에게 팔렸습니다. 인생 역전을 불러온 작품은 아니지만 추억으로 삼고 있습니다.
요즘은 육아에 전념하느라 유일한 문화생활은 블루투스 마이크로 고성방가입니다. 아이와 노래를 부르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아이와 동요를 만들어보고 싶어 취미로 음악 만드는 프로그램을 배우고 싶습니다.
집 공사를 마치면 샤홀레 지역을 소개하는 테마 민박 운영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이제껏 경험한 것을, 오래된 것들과 익숙해지며 공유하는 만남을 기대합니다.
우리 집에서 빈티지와 앤틱으로 공감하고 싶은 하우스테이너를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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