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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시 산아래 하우스 류난호 선생님의 부음을 전합니다
2018. 11. 13.

유난히 무더웠던 지난 여름 끝자락 8월에 이천에 사시는 류난호 도예가 선생님에게 연락을 드렸습니다.
선생님이 하시는 일과 스토리가 너무 끌려서, 인터스타일 다이닝 하우스테이너로 모시고 싶다는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서로 얼굴도 모르는 상태지만 차분하신 목소리와 타인의 말을 귀 기울여 들어주시려는 마음을 느끼며, 정말 이런 분이 하우스테이너가 되시면 좋겠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선생님은 생각해보시겠다고 했지만, 나이가 있으시기에 타인에게 집을 개방해주시는 프로젝트 성격을 부담스러워 하실 거라는 지레짐작으로 큰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며칠 뒤 다시 연락을 했을 때 선생님은 조심스럽게 몇 가지를 물으시더니 집을 개방해주시겠다고 허락하셨습니다. 전혀 기대를 하지 않았기에 의외였고 용기를 내서 새로운 사람에게 기회를 주는 선생님이 어머니처럼 자상하고 고마웠습니다.
그후 선생님이 소개 자료를 주셨고, 선생님 스토리를 구상하면서 선생님이 사는 이천집에서도 시즌 10 홈갤러리에 참여해보실 것을 부탁드렸습니다.
보통은 처음 집을 개방하는 집은 프로젝트팀이 가서 진행을 도맡지만, 하우스테이너가 도슨트가 되어 집을 설명하는 홈갤러리는 혼자서도 쉽게 하실 거 같았어요.
선생님은 고민하시더니 홈갤러리 프로그램을 하시겠다고 했고 만나지도 않은 상태에서 참여해주셔서 너무 고마웠습니다. 그렇게 홈갤러리 프로그램을 준비하는데, 갑자기 10월 초에 남편분에게 연락이 왔어요.
선생님이 많아 아파서 프로그램 진행이 어려울 거 같다고 하셨는데, 그때 남편분 목소리에서 왠지 저도 불안한 느낌이 들더군요.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이 없기에 빨리 회복하시길 바라고 시간 지나서 안부 물으려고 했는데...
오늘 남편분에게 카톡이 왔네요.
안타갑게도 아내가 깨어나지 못하고 11월5일에 먼저 떠났습니다
아내가 이 프로그램 준비하면서 즐거워했던 기억이 떠올라 마음이 아프네요
아뭏든 아내에게 즐거운 추억 만들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카톡을 보고 머리가 띵하고 눈물이 나네요. 선생님이 얼마나 마음 써주셨는지가 왈칵 다가와서 감사하면서도 미안한 감정이 겹치네요.
남편분과도 잠시 통화했는데 서로 감정 추스르기 어려워서 선생님 마음 감사히 여기고 나중에 찾아뵙기로 했습니다.
선생님이 좋은 곳에 가셨을 거라 믿고, 한편으로 이런 선생님의 배려가 저희에게 남겨주신 큰 유산이라는 생각도 드네요. 좋은 사람들을 이어주라는 귀한 실천으로요.
하우스테이너 부음이 처음이지만 선생님 뜻과 마음은 공유하고 싶어 글을 남깁니다.
매거진에서 선생님 소개한 사진인데 왠지 저 모습이 새로운 사람이 집에 오는 것을 기다리는 것처럼 보이시네요.
선생님 좋은 뜻을 깊이 기억하며 선생님이 좋은 곳에서 저희들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다들 한마음이 되주시기 바랍니다.
너무 감사합니다.